채소엔 혈관벽 찌꺼기를 만드는 콜레스테롤·포화지방 등의 성분은 없는 대신 섬유질이 있어 노폐물이 혈관에 쌓이지 않도록 한다. [김수정 기자]
하루 세끼 현미만 먹어도 단백질 섭취 충분
현미밥 채식은 우선 동물성 식품(고기·생선·계란·버터 등)을 끊는 것으로 시작한다.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이 혈관 건강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동물성식품의 높은 칼로리와 지방은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당뇨병을 일으킨다. 특히 중성지방은 암 중에서도 유방암·대장암·전립선암을 유발한다고 조사돼 있다. 황 원장은 “살코기에도 지방이 있다. 닭가슴살의 5~10%, 소 살코기의 10~27%가 지방”이라고 말했다.
동물성 식품을 끊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단백질의 과다 섭취 때문이다. 황 원장은 “현대인은 필요 이상의 단백질을 섭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애주기 성장 그래프를 보면 출생 후 만 1세까지의 성장 발육 속도가 가장 빠르다. 1년 만에 몸무게가 3배로 늘고, 모든 기관이 완성된다. 하지만 아기가 먹는 모유에는 단백질이 7%(칼로리 비율)밖에 없다.
황 원장은 “성인은 총 섭취 칼로리 중 단백질을 7% 이하로 섭취해도 충분하다. 현미에는 8%(칼로리 비율)의 단백질이 들어 있어 세 끼 현미밥만 먹어도 단백질 섭취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필요 이상 섭취한 단백질은 암모니아나 황화수소 등으로 바뀌어 독성물질로 작용한다는 게 황 원장의 설명이다. 대장엔 단백질 분해 독소가 바로 작용해 대장암과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일으킨다. 위염·위궤양 위험도 높인다. 단백질이 위산 분비 자극 역할을 하므로 육류 과다 섭취는 위장질환도 유발한다.
신경성 질환과도 관련 있다. 단백질 분해물질이 뇌 쪽으로 올라가 두통을 일으킨다. 아이마인드의원 서경란 원장(정신과 전문의)은 “뇌의 신경전달 세포에 작용해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떨어뜨린다. 정신이 산만해지고 불안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피부질환도 일으킨다. 황 박사는 “양모 털옷이 피부에 바로 닿으면 발진이 생기는 것을 경험했을 것이다. 양모 털의 단백질 성분 때문이다. 단백질 분해 성분이 피부 쪽에 도달하면 발진이 생기고 예민해진다. 심하면 아토피도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밖에 해독작용을 하는 간에 부담을 주고 단백질 분해물질 배출을 위해 콩팥에 과도한 일을 하게 해 만성신부전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현미에 든 풍부한 섬유질이 만성질환 예방
비만도 예방한다. 신우섭 원장은 “육식을 끊고 현미밥 채식을 시작하면 시작부터 살이 쫙쫙 빠진다. 다른 다이어트와 달리 세 끼 배부르게 먹는데도 살이 빠진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미에 든 풍부한 섬유질 덕분이다. 백미의 3~4배의 식이섬유가 들어 있다. 식이섬유는 칼로리는 없지만 장에서 포만감을 느끼게 한다. 음식물의 부피를 크게 해 과식을 막고 물을 충분히 잡고 있어 변비도 예방한다.
혈당도 떨어뜨린다. 현미는 GI지수가 백미의 70% 수준이다. 혈당을 천천히 올려 인슐린기능을 망가뜨리지 않는다. 인슐린저항성을 가져오는 중성지방도 작용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