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6일
레위기 26-27장 순종의 축복과 서원에 대한 규례
레위기는 거룩하신 하나님께서 죄인 된 백성을 어떻게 받아 주시며, 그 백성이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가르쳐 주는 책입니다. 제사와 규례로 시작된 레위기는 마지막에 이르러, 거룩이 단지 예배의 형식이나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삶의 태도임을 분명히 보여 줍니다. 레위기 26장은 순종하는 삶이 가져오는 언약의 축복과 불순종이 초래하는 징계를 대조적으로 보여 주며, 27장은 하나님께 드린 서원과 헌신을 끝까지 지키는 책임을 강조합니다. 이 말씀을 통해 우리는 거룩한 백성으로서 순종과 헌신이 어떻게 우리의 삶에서 구체적으로 나타나야 하는지를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1. 거룩한 순종은 하나님의 축복을 누리게 합니다 (레위기 26장)
레위기 26장은 레위기 전체의 언약적 결론부로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과 맺으신 언약의 성격을 가장 분명하게 드러내는 장입니다. 이 장에서 하나님께서는 순종하는 삶이 가져오는 축복(레 26:3–13)과, 불순종이 초래하는 징계와 심판(레 26:14–46)을 대조적으로 선포하십니다. 이는 단순한 도덕적 권면이 아니라, 하나님과 언약 관계에 있는 백성이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언약적 선언입니다.
하나님을 향한 순종은 우상을 세우지 않고 오직 하나님만을 경배하며, 안식일을 지키고 하나님의 거하시는 성소를 공경하는 삶에서 시작됩니다(레 26:1–2). 이는 외적인 행위 이전에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인정하는 신앙의 태도에서 비롯됩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는 하나님을 경외하며, 그 경외함은 삶의 질서와 선택 속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나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삶은 하나님께 대한 순종의 삶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너희가 나의 규례와 계명을 준행하면”(레 26:3)이라는 조건문을 통해, 순종과 축복의 관계를 분명히 밝히십니다. 그러나 이 순종은 구원을 얻기 위한 조건이 아니라, 이미 하나님의 은혜로 선택받은 언약 백성이 마땅히 살아야 할 삶의 방식입니다.
하나님께 순종하는 백성에게 주어지는 축복은 삶의 전 영역에 걸쳐 나타납니다. 농사가 풍년이 들고(레 26:4–5), 그들이 거하는 땅에서 안전을 누리며, 대적을 물리치고 전쟁에서 승리하여 평안을 누리게 됩니다(레 26:6–8). 그러나 이러한 물질적·사회적 축복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께서 친히 그들 가운데 거하시며, 그들의 하나님이 되어 주신다는 약속입니다. “내가 내 장막을 너희 중에 세우리니 내 마음이 너희를 싫어하지 아니할 것이며, 나는 너희 중에 행하여 너희 하나님이 되고 너희는 나의 백성이 될 것이니라”(레 26:11–12).
이 말씀은 출애굽의 목적이 단순한 해방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동행과 임재에 있음을 분명히 보여 줍니다. 순종의 가장 큰 축복은 하나님과의 관계가 온전히 회복되고 유지되는 데 있습니다.
반대로 하나님께 불순종하는 삶은 하나님의 징계를 불러옵니다. 하나님께서는 “너희가 나를 거스려 내게 청종하지 아니할진대”(레 26:21)라고 말씀하시며, 불순종이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하나님을 거역하는 태도임을 밝히십니다. 하나님께서 내리시는 징계는 즉각적인 멸망이 아니라, 회개를 촉구하기 위한 점진적인 경고의 과정으로 제시됩니다.
본문은 재앙과 질병, 전쟁에서의 패배(14–17절), 기근과 생산의 중단(18–20절), 들짐승과 사회적 혼란(21–22절), 전쟁과 염병(23–26절),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땅에서의 추방과 포로 됨(27–39절)으로 이어지는 징계의 단계를 보여 줍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징계 가운데서도 백성에게 회개의 기회를 반복해서 주신다는 사실을 드러냅니다.
이스라엘이 끝까지 회개하지 않을 경우,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열방 중에 흩으시고, 그 땅은 황무하여 안식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레 26:34). 이 말씀은 바벨론 포로 사건을 통해 역사 속에서 실제로 성취되었습니다. “이에 토지가 황무하여 안식년을 누림 같이 안식하여 칠십 년을 지내었으니 여호와께서 예레미야의 입으로 하신 말씀이 응하였더라”(대하 36:21).
그러나 레위기 26장은 심판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백성이 회개할 때, 아브라함과 맺으신 언약을 기억하시고 그들을 완전히 멸하지 않으실 것을 분명히 하십니다(레 26:44–45). 이는 하나님의 징계가 파괴가 아니라 회복을 목적하고 있음을 보여 주며, 하나님의 신실하심이 인간의 불순종보다 크다는 사실을 증언합니다.
신약의 성도 역시 은혜로 구원받은 자로서 순종의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야고보 사도는 말씀을 듣고 행하는 자가 복을 받는다고 증언합니다(약 1:25). 사도 바울 역시 사람이 무엇으로 심든지 그대로 거둔다고 말하며(갈 6:7), 순종과 불순종의 영적 결과를 분명히 합니다. 하나님의 징계는 멸망이 아니라, 의와 평강의 열매를 맺게 하는 사랑의 훈련입니다(히 12:11). 그러나 끝까지 마음을 완고하게 하여 회개하지 않는 삶은 심각한 경고의 대상이 됩니다(히 6:8).
6. 거룩은 하나님께 서원한 것을 성실히 실행하는 삶입니다 (레위기 27장)
레위기 27장은 레위기의 마지막 장으로서, 하나님께 드린 서원과 헌신의 책임을 다룹니다. 이는 거룩한 삶이 단지 규례를 지키는 차원을 넘어, 하나님께 드린 약속을 신실하게 이행하는 삶임을 보여 줍니다.
서원은 의무적으로 드려야 하는 제사 이상으로, 하나님을 향한 자발적인 감사와 헌신의 표현이었습니다. “감사로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며 지극히 높으신 자에게 네 서원을 갚으며”(시 50:14)라는 말씀처럼, 서원은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드려지는 신앙의 고백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한 번 서원한 것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서원은 사람, 동물, 집이나 땅과 같은 소유를 하나님께 드리는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었습니다. 사람을 하나님께 드리는 서원의 경우, 실제 성소 봉사는 레위인에게만 허락되었기에, 대신 정해진 값을 치르게 하셨습니다(레 27:2–8). 이는 헌신의 가치를 경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였습니다.
동물을 서원한 경우, 정결한 짐승은 바꿀 수 없었으며, 바꿀 경우 두 짐승 모두 거룩하게 되었습니다(레 27:9–10). 집이나 땅을 서원하였다가 다시 무르고자 할 때에도 반드시 오분의 일을 더해 갚아야 했습니다(레 27:15). 이는 하나님께 드린 것을 가볍게 여기지 말라는 강력한 경고였습니다.
특히 첫 열매와 십일조는 이미 하나님께 속한 것이기에, 인간의 선택 사항이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신앙의 고백이었습니다(출 13:2, 레 27:30–34). 아브라함이 멜기세덱에게 십일조를 드린 사건은, 전쟁의 승리가 하나님께로부터 왔음을 인정하는 믿음의 행위였습니다.
성경은 하나님께 서원한 것을 지키지 않는 태도를 심각하게 경고합니다. “네 하나님 여호와께 서원하거든 갚기를 더디하지 말라”(신 23:21), “서원하고 갚지 아니하는 것보다 서원하지 아니하는 것이 나으니라”(전 5:5)는 말씀은 헌신의 책임을 분명히 합니다.
한나의 서원은 이러한 원리를 가장 잘 보여 줍니다. 한나는 하나님께 아들을 주시면 그를 나실인으로 드리겠다고 서원하였고, 하나님께서 기도를 들으시자 그 서원을 끝까지 이행하였습니다(삼상 1:28). 하나님께서는 한나의 믿음을 기쁘게 받으시고 더 큰 은혜로 응답하셨습니다.
레위기는 제사와 규례로 시작하여, 순종과 헌신의 삶으로 마무리됩니다. 이는 거룩이 단지 예배의 형식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삶의 전 영역에서 하나님께 속한 백성으로 살아가는 것임을 보여 줍니다. 하나님과의 연합은 예배로 드러나며, 세상과의 구별은 순종과 헌신으로 나타납니다. 거룩은 하나님께 삶의 주권을 드리는 전인적인 헌신입니다.
적용 포인트
1. 자신의 삶에서 하나님의 말씀 앞에 미루어 둔 순종은 없는지 점검해야 하겠습니다.
즉각적인 순종이 하나님을 향한 참된 경외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2. 하나님께 마음으로 드린 약속과 헌신을 가볍게 여기지 않고 끝까지 지키는 신실함을 회복해야 하겠습니다.
예배, 시간, 물질, 사명에 대한 태도를 다시 하나님 앞에서 점검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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